・ 詩「手話をしない手話の時間」高雲基 (庄山則子 訳)
たとえば私はいつもこんな感じ
ご飯を食べていてもちゃんと食べず、でも食べたと言い
恋をしてもちゃんと恋はせず、恋をしたと言い
詩を書いていてもちゃんと書かず、でも書いたと言う
私はいつもご飯や恋や詩を
ご飯や恋や詩として自分のものにできない
言葉のわからぬよその国に来て 口がきけず耳の聞こえない者として過ごしていた時だった
教育番組でやっていた「手話の時間」が私の先生だった
ゆっくりはっきり発音してくれて字幕までついていて
読み聞きを一度に教えてくれる優秀な先生だった
一千万人が住むという都会で私が会う人は数えるほど
朝から晩まで一言も交わさず過ごす日々だった
物寂しい住まいでテレビをつけると手話の時間をしていた
私は口がきけず耳の聞こえない者としてテレビの前に座った
本当に手探りで言葉を覚え始めた
たぶん言葉を学ぶというより、世間と会っている感じ
でも、それは手話を教わる時間だった
私は手話を学ばず
手話を教える言葉だけ学んだ
たまに画面の片側に 卵のような楕円形の空間に現れ
手話で世の中のたよりを伝える人たちを見たことがある
私は卵の中に入ることはできない
たとえばそういう感じだ
別れてもちゃんと別れず、別れたと言う
忘れても忘れず、忘れたと言う
<手話를 하지 않는 수화 시간>
고 운 기
이를테면 나는 늘 그런 식이다
밥을 먹으면서도 밥은 먹지 않고 밥 먹었다고 하고
사랑을 하면서도 사랑은 하지 않고 사랑했다 하고
시를 쓰면서도 시는 쓰지 않고 시 썼다 한다
나는 늘 밥이나 사랑이나 시를
밥이나 사랑이나 시로 내 몸에 들이지 못한다
말도 모르는 남의 나라에 와서 벙어리요 귀머거리로 지낼 때였다
교육방송에서 하는 수화 시간이 내게 말 배우기 선생이었다
천천히 바르게 발음해주고 자막까지 곁들여
읽기 듣기를 한꺼번에 가르치는 훌륭한 선생이었다
천만명이 산다는 도시에서도 나는 만날 사람은 손꼽지 못하고
아침부터 밤까지 말 한마디 듣지도 하지도 못하고 돌아오는 날들이 많았다
적막한 숙소에서 텔레비젼을 켜니 수화 시간을 하고 있었다
나는 벙어리요 귀머거리로 텔레비전 앞에 앉았다
아주 더듬더듬 말을 알아듣기 시작했다
아마도 말 배우기가 아니라 세상을 만나는 것 같았다
그런데 그것은 수화를 가르치는 시간이었다
나는 수화는 배우지 않고
수화를 가르치는 말만 배웠다
더러 화면 한쪽 달걀처럼 생긴 타원형의 공간을 조금 차지하고
수화로 세상 소식을 전하는 사람들을 본 적이 있다
나는 달걀 속으로 들어가지 못한다
이를테면 그런 식이다
헤어지고도 헤어지지 않고 헤어졌다고 한다
잊고도 잊지 않고 잊었다 한다.